이종선 < 한국광고공사 영업3국장 >

요즈음은 여느 업계와 마찬가지로 광고와 미디어업계 또한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광고시장은 주식시장과 함께 경기에 선행하는 대표적인 지표이기에 광고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광고주들이 이런 광고시장의 마케팅 기능이 부쩍 움츠러든 것이 사실이다.

많은 기업에서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딜레마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광고가 과연 투자인가 비용인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는 기업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투자다. 미국 도요타의 광고 책임자인 보스트는 '물이 새는 양동이 이론'을 제시한다. 소비자를 담고 있는 그릇은 바닥이 새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항상 빠져나가고 있어 기업은 늘 소비자를 담는 그릇이 차 있도록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 활동으로 보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불황기에도 광고를 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물론 답은 '예스'다. 광고전략 실패의 사례로 꼽히는 미국의 K마트의 경우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미국의 불황기인 1980년대에 2위 유통업체였던 K마트는 광고비를 50% 삭감하고 이를 가격인하에 반영했다. 그 결과 줄어든 광고 탓인지 K마트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떨어졌고,매출도 급격히 줄었다. 결과적으로 불황기에 맞춰 공격적인 광고공세를 펼친 1위 월마트에 밀려 K마트는 법정관리로 가는 신세가 됐다.

국내에서도 광고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사례는 많이 있다. 외환위기 때 자금난에 직면한 작은 기업에서 1998년부터 3년간 50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한 후 매출이 20배나 성장해 동종업계 브랜드 파워 1위에 오른 '쿠쿠''아빠 힘네세요''부자되세요'라는 카피의 광고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 1위에 등극한 BC카드 등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에게 '경제하려는 심리'를 불어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두가 어려울 때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희망을 주고,경제를 살리려는 작은 불씨가 곳곳에서 살아날 때 우리 경제에도 희망의 봄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