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궐ㆍ관청 식량 저장고 추정

백제 초기 토성인 풍납토성(사적 제11호)에서 대규모 창고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풍납토성 197(옛 미래마을) 일대에 대한 제5차 발굴조사 결과 창고로 보이는 장방형 수혈을 다수 발굴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당시 주거지 등 100여 기에서 옛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유구(遺構)도 발견했다.

연구소는 대부분 한성백제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88기의 수혈을 조사한 결과 같은 시기 다른 유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장방형 수혈 21기를 발굴했다. 이들 수혈은 열을 맞춰 놓였거나 군집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이 1m 이상의 대형 항아리(사진)도 3개나 출토됐다. 따라서 인접한 경당지구 등 중심지에 있던 궁궐이나 관청에서 필요한 식량 등을 저장하던 창고였을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했다.

이 같은 구조는 사비백제(538∼660년)의 궁궐터로 보이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과 유사하다. 이 곳에서는 참외 등의 과일 씨앗이 다량 출토된 목곽창고군이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장방형 창고군이 사비시대 목곽 창고의 원류였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풍납토성 내부 구조와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밝혔다.

또 장방형 수혈 주변에서 남북 및 동서 방향의 도량 유구들도 확인됐고 중국 북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연화문 수막새가 완형으로 첫 출토됐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