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교수 … 오바마 강력한 경기부양 예상

"버락 오바마 차기 미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 빅뱅'을 보여줄 겁니다. 그러면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은 내년 중반 이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입니다. "

손성원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전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굿모닝신한증권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한 '2009 리서치포럼'에 참석해 세계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손 교수는 "오바마 경제팀이 대공황을 극복한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의 정책 사례를 많이 연구하는 것으로 안다"며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치 '빅뱅'(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처럼 각종 경기부양 계획을 쏟아낸 것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신뢰를 재건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특히 미국이 결국 '제로'금리를 바탕으로 이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유동성을 늘리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주택 매매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교수는 "주식시장이 경기안정에 선행해 바닥을 찍은 후 올라가긴 하겠지만 곧바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급반등하진 않을 것"이라며 "디레버리징(부채상환) 과정이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는 만큼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길게 약세장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 손 교수는 선제적인 대규모 대책을 내놓을 필요는 있지만 환율 및 주식시장에 대한 간섭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그는 "감세정책이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은 좋은 대응이지만 환율 부양을 위한 개입은 외환보유액만 낭비하고 장기적으로는 영향력이 없다"며 "시장에서 만들어진 가격(환율)은 다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와 관련해선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는 완화해가는 것은 맞는데 '헤지펀드'는 유일한 예외여야 한다"며 "규제 밖에 있는 헤지펀드들은 설립된 나라가 아니라 비즈니스가 행해지는 곳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