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극빈아동 4만여명 돕는 자선단체 '한국컴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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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돌보며 교육까지…자발적 후원금만 年 200억
창립 5년만에 급성장…후원자 3만6천명
"I love you Mom!(엄마,사랑해요)"
배우 정혜영씨는 필리핀 소녀 클라리제가 보낸 편지의 이 한마디에 내집마련의 꿈을 잠시 접기로 했다. 그리고 클라리제를 만난 지난 4월 100명의 아이를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꿈을 되찾아주는 것으로 자신의 꿈을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정씨 뿐만 아니다. 배우 유지태씨는 지난해 11월 인도 소년 마니칸단을 만난 후 그의 형이 되기로 했고,역도선수 장미란씨도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일에 팔을 걷고 나섰다. 최근 창립 5주년을 맞은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ㆍ46)의 일대일 결연사업을 통해서다.
컴패션은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등 세계 11개 후원국이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아시아 등 25개국 극빈층 어린이 100만여명을 일대일 결연으로 양육하는 국제기구.1952년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한국의 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설립해 전 세계로 확대됐다.
한국에선 1993년까지 41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혜택을 받았고 2003년엔 10번째 후원국으로 재탄생했다. 한국컴패션에 가난한 어린이 한 명의 한 달 양육비인 3만5000원 이상을 매달 내는 후원자는 11월 현재 3만6000여명.연간 후원금이 200억원에 육박한다. 결연 아동도 2003년 220명에서 2005년 4386명,2007년 2만4783명,올해 11월 현재 4만5142명으로 급증했다.
한국컴패션이 짧은 기간에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컴패션만의 특징인 전인적 양육,후원자들의 결연아동 방문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자발적 마케팅,목표 위주의 역량 집중,재정 투명성 덕분이라고 서정인 대표는 설명했다.
컴패션은 후원자가 결연 아동에게 '제2의 부모'가 돼 세 살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토록 하고 영적ㆍ지적ㆍ사회적ㆍ정서적ㆍ신체적 성장 발달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업 성적과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은 대학교육도 지원하며 사회적 리더로 양성한다.
운영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결연아동 지원에 80% 이상의 예산을 쓰는 것도 컴패션의 특징이다. 많은 단체들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후원금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는 데 비해 컴패션은 결연 후원금 전액을 결연 아동에게 지원하고 운영비는 일반후원금의 일부로 충당한다. 어린이 양육이라는 목표에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서다. 철저한 회계감사와 재정공개로 투명성도 높였다.
특히 후원자가 결연 아동을 직접 방문하는 프로그램은 급성장의 주요 동력이다. 자신이 결연한 어린이가 자신으로 인해 꿈과 희망을 되찾고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걸 보고 나면 다른 이들에게도 후원을 적극 권유하게 된다는 것.
컴패션 홍보대사인 배우 신애라씨 부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후원자이면서 자원봉사자나 홍보요원으로 나서 컴패션을 돕고 있다. 또 매달 286명의 어린이를 돕는 후원자도 있고 온누리교회(4200명),지구촌교회(1200명),부산 호산나교회(1200명) 등 교회들의 후원도 많다. 대전순복음교회는 교회 헌금의 십일조를 컴패션으로 보내온다.
서 대표는 "정확하고 정직하게만 하면 사람들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열정적으로 동참한다"며 "한국컴패션은 후원자들이 스스로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컴패션은 창립 5주년을 맞아 다음 달 4일 오후 7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후원자의 밤-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행사를 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