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킨텍스 '마이카쇼 2008'

자동차의 내부와 외부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는 자동차 튜닝족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튜닝은 까다로운 법적 규제와 부품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대중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동호회와 업체 관계자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지난 20일부터 4일간 열린 '마이카쇼 2008'에서는 국내 튜닝족들의 개성 넘치는 '애마' 50여대가 출품돼 기량을 뽐냈다. 관람객의 인기투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상을 받은 주인공들의 튜닝 비법을 들어봤다.

◆튜닝으로 성능 높인 NF쏘나타

대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수씨는 5년간 정비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 8000만원을 모두 자동차 튜닝에 쏟아부을 정도로 튜닝 마니아다. 김씨의 출품작은 2007년형 NF쏘나타.외관보다는 차량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퍼포먼스 튜닝'에 집중했다. 김씨는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에만 신경쓰는 '드레스업 튜닝'보다는 자동차의 부족한 성능을 채워주는 '퍼포먼스 튜닝'이 더 깊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스펜션,브레이크,머플러,엔진 등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은 에어 서스펜션."국내에서 가장 처음으로 쏘나타에 에어 서스펜션을 달았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19인치 휠을 달아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듀얼트윈 머플러와 LED 계기판,머리받침 모니터,제네시스에 들어간 시동버튼키도 장착했다.

그는 튜닝비를 모으기 위해 차량 정비소,튜닝용품 업체 등에서 일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약 1년6개월간 손수 자동차를 개조했다. 김씨는 "관할관청에 부품 하나하나를 바꿀 때마다 구조변경 신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세단의 중후함을 살리면서 깔끔한 이미지의 쏘나타로 변화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튜닝 문화가 활성화돼 일반인도 손쉽게 튜닝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지갯빛 미니 쿠퍼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자동차 외관을 칠해주는 커스텀 페인팅(custom painting) 업체 'Sohun'에서 근무하는 임태양씨는 1995년식 구형 미니 쿠퍼를 오색찬란한 무지갯빛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임씨는 "미니 쿠퍼의 작고 깜찍한 이미지와 세계적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레인보 스트라이프'를 가미한 페인팅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며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소비자 입맛에 맞게 차체 페인팅을 다시 하는 커스텀 페인팅이 해외에선 이미 대중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인트칠에만 1200만원가량을 들였고 휠,서스펜션,브레이크 등 부품을 개조하는 데에는 1000만원가량을 썼다. 그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내에도 5~6개의 커스텀 페인팅 업체가 있다"며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제2의 생활공간이 되고 있는 만큼 튜닝시장이 활성화돼 독특한 디자인의 차를 거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