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0만명의 중국인들이 인공신장을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환자들이 몸 안에 장착하고 있는 인공신장은 5년만 지나면 배터리를 새로 교체해야 한다. 이 배터리를 바꾸려면 2000만원 정도의 수술비가 들어간다. 때문에 이들은 5년마다 2000만원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형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신장의 배터리를 수술이 아닌 외부 충전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런민(人民)대학 창업동아리 학생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창업 대학생들에게 중국 신장병 환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공동으로 해결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국 창업 대학생들은 이미 재수술이 필요없는 휴대용 인공신장이 개발돼 있고 체외순환 펌프가 실용화돼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고 인공신장을 착용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양국 대학생들은 인공신장 배터리 충전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51명으로 이뤄진 한국의 창업 대학생 및 고등학생 글로벌 창업 리더 해외연수생들이 런민대학을 방문,차세대 창업 아이템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번 글로벌 대학생 창업리더 연수는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 창업보육협회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선발 학생들은 심준희(진주산업대 메카트로닉스학과) 김창범(한밭대 멀티미디어학과) 손승표(민족사관고) 등 51명으로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등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중심이다.

중기청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이들에게 항공료 및 숙박비 행사비용 등 전액을 지원했다. 해외 창업 연수에 참가한 학생들은 베이징에 있는 현대자동차 등 산업현장을 찾아 차세대 창업 아이템을 찾기에 바빴다. 이들은 선양시에 있는 앙리정보산업단지를 방문,중국 정보산업 현장도 조사했다.

이곳은 앙리정보기술유한회사가 개발,관리하는 곳으로 산업단지가 건설된다. 이 회사는 단지 내의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통합 업무도 맡았다. 아울러 소프트웨어를 아웃소싱하는 업무까지 담당했다. 창업 대학생들은 공업단지를 운영하는 회사가 시스템통합 업무까지 맡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올초에는 선양에 진출한 한국의 중소기업인 아비코전자를 방문,현지 투자 방법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아비코전자는 현재까지 중국에 4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이미 일본의 기술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창업 대학생들은 베이징대학교 학생창업센터도 방문,학교 내에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제도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베이징대학 창업센터 관계자는 "베이징대학에선 대학생이라면 누구든 창업계획서를 작성,교무실에 제출하면 투자유치 등을 알선해주는 제도를 갖춰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베이징대에서 창업 아이템을 개발한 경우는 많다. 베이징대 학생이 개발한 체온측정기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유망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 측정기는 휴대할 수 있는 것으로 항상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아볼 수 있게 만든 것.이 측정기는 수집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병원에 전송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다 건강정보 분석 및 질병경고까지 해준다.

베이징대 대학원생인 순청쥔은 "심장질환 치료제를 사업화할 법인 신안바이오를 창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베이징대 학생들은 세무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를 별도로 구성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복잡하고 자주 바뀌는 중국의 세무 규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회사는 세금 납부나 세무 관련 정보를 전문가에게 조언받을 수 있다. 가입 회원끼리 정보나 자료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다. 베이징대 창업 학생들은 다양한 아이템에 대해 한국 학생들과 서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양국 학생들은 내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대학생 창업대회에서 그동안의 연구개발 과제를 놓고 합작하거나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아시아지역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Asian Student's Venture Forum)'을 내년 4월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연다. 이 창업교류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등 5개국에서 5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은 27일부터 한국경제신문사 대외협력국 문화전시부(02-360-4511)에 신청하면 된다. 항공료 및 숙식비 등 참가비용은 전액 무료다. 참가 신청은 캠퍼스플러스 홈페이지(www.campl.c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신청 자격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학생과 대학원생이면 가능하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