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리던 주식시장이 주말에 폭등하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기는 했지만 다음 주 국내증시는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22일 이번 주말의 호재로 작용한 미국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해법을 찾아나갈 것인지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현재와 같은 투자심리와 시장체력이라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84.53포인트(7.77%) 내린 1,003.73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이어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한데다, 선진20개국(G20) 회담이 별다른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 3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로 국내 증시는 8거래일간 멈출 줄 모르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세자릿수대로 떨어져 연중 최저치마저 위협받았다.

하지만, 주말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증시안정기금이 투입된데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 기대감이 가세해 큰 폭의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네자릿수 지수대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주말의 급반등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위쪽으로든 아래쪽으로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그만큼 작은 재료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으로, 불안정한 투자심리를 반증하는 것이다.

작은 미확인 악재가 불거질 때 시장은 얼마든지 또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지난주보다 27.33포인트(8.61%) 내린 290.12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코스닥지수는 다시 300선 이하로 떨어졌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의위원회가 코스닥 상장법인인 NHN[035420]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을 허가해 대장주 NHN이 조만간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흐린 코스닥 시장 전망에 먹구름을 더했다.

코스닥 시장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추이가 더욱 명확해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