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美FBI 연수 방안 추진

국제 경찰계의 거물급 인사인 미연방수사국(FBI) 존 S. 피스톨 부국장이 21일 방한해 경찰청과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그가 경찰청에 온 이유는 비자 면제로 양국의 교류가 증대되는 것에 따른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직 FBI 요원을 살해한 재미교포를 사건 발생 12년 만에 검거해 준 한국 경찰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사건은 1996년 재미교포 N씨가 공범 3명과 함께 전직 FBI 요원의 집에 침입해 그를 살해하고 권총을 빼앗아 달아난 살인강도 사건이다.

N씨는 범행 직후 한국으로 도피했다 1999년 경주에서 경찰에 검거됐지만 당시 한미간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풀려났다.

이 사실은 그해 곧바로 양국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N씨는 이후 경기 등지에서 신분을 속이고 영어학원 강사를 하며 숨어지내 왔는데 지난 3월 경찰이 탐문 수사 끝에 그를 잡아내 미국으로 인도한 것이다.

이날 피스톨 부국장은 어청수 경찰청장을 예방한 후 한국 경찰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어 청장과 N씨 검거에 공을 세운 경찰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어 청장과 한미 비자 면제 협정 실시에 따른 범죄 예방 및 안전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대테러, 사이버 범죄 등 국제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도 협의했다.

피스톨 부국장은 이날 대검찰청도 방문해 임채진 검찰총장과 테러ㆍ조직범죄ㆍ사이버 범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형사사법공조 이외에도 직접적 연락망을 갖춰 서로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또 한국 검사들을 미국 FBI에 연수 보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임 총장이 최근 플리바게닝(형량협상) 제도를 도입하려는 배경을 설명하자 피스톨 부국장은 "미국에서 플리바게닝은 효율적인 수사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피스톨 부국장은 1956년생으로 인디애나주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 1983년 FBI 요원으로 임용돼 조직폭력, 마약, 지능범죄 등 부서에서 근무하다 2004년 FBI 서열 2위인 부국장에 임명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성혜미 기자 banana@yna.co.kr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