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상황과 미 자동차 빅3의 생존여부에 관한 불확실성, 지속되는 금융위기 우려 등이 겹치면서 이틀째 폭락했다.

S&P 500지수는 11년전인 1997년 수준으로까지 추락했다.

특히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가 무너지면서 물가하락 속에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공포를 키우면서 상품주 등의 하락세를 이끌었고, 금융불안에 씨티그룹이 20% 넘게 떨어진 4달러 선으로 추락하는 등 금융주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4.99포인트(5.6%) 하락한 7,552.2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0.30포인트(5.07%) 내린 1,316.1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4.14포인트(6.71%) 떨어진 752.44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작년 10월 최고치에서 46.7%나 떨어진 7,500대로 주저앉으면서 5년반전 수준을 보였고 S&P500지수는 1997년 4월 이후 11년반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증시는 지난주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16년만에 최대를 기록,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를 키운 가운데 하락세로 출발한뒤 오후 들어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빅3 지원을 위한 초당적인 구제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한 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실망감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증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막판에 또 폭락세를 보이는 현상을 반복했다.

이날 칼 레빈과 데비 스테이브노(민주.미시간주), 키 본드(공화.미주리주), 조지 보이노비치(공화.오하이오주) 의원은 연료효율이 높은 자동차 개발을 위한 대출자금을 제너럴 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3개사를 지원하는데 임시 전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이 상원이나 하원을 통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데다 민주당 지도부가 자동차산업 구제법안 표결을 다음달로 연기키로 하면서 빅3의 생존 여부의 불투명성이 다시 고조돼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그러나 GM과 포드의 주가는 각각 3%와 10%씩 올랐다.

여기에 금융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지속되면서 금융주들이 폭락했다.

씨티그룹은 전날 계열 구조화투자회사(SIV)의 자산 174억달러를 매입키로 하고 손실이 큰 헤지펀드를 폐쇄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23%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폭락하면서 금융주들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씨티그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와리드 빈 타랄 왕자가 현재 4% 미만인 지분을 5%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개장 전 거래에서 오르기도 했으나 26%나 폭락한 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천명 감원 계획을 밝힌 JP모건체이스도 19%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4% 떨어졌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가 미국의 지난주(11월10-15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16년만에 최대를 기록,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54만2천명으로 한 주전보다 2만7천명이 늘었나며 16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92년 7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서 막 빠져나오던 시기 이후 최대에 해당하며,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0만5천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월중 6.5%를 나타냈던 미국의 실업률은 내년초 7%에 이르고 내년말에는 8%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0월 주가와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예상보다 크게 떨어졌다.

미국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경기선행지수가 한 달 전에 비해 0.8% 하락했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0.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는 이날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예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4달러(7.5%) 떨어진 배럴당 49.62달러에 거래를 마쳐 작년 1월18일 이후 처음 50달러를 밑돌며 2005년 5월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엑손모빌 주가는 6.7% 떨어졌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