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희 前감사원 직원 무죄확정 축하모임 열려

"(내부에서 고발을 해도) 정부 스스로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부정부패를) 밝혀야 한다"

12년간의 법적 투쟁 끝에 지난 14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명예훼손 혐의를 벗은 감사원 `내부고발자' 현준희(55)씨를 축하하는 모임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게스트하우스에서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 주최로 열렸다.

현씨는 1996년 총선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효산종합개발 콘도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감사원 국장이 뚜렷한 이유없이 감사를 중단시켰다.

배후에 청와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양심선언'을 한 뒤 감사원에 의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됐었다.

현씨는 대법원의 항소심 파기환송 등 수차례의 재판을 거쳐 지난 14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 현씨는 "솔직히 너무 오래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 대법원 판결이 있는 날 숨어버리고 싶었다"며 "국가가 잘못을 했으면 용기있게 고백하고 사과하면 될 일 아닌가.

그걸 못하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시시비비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가 겪은 과정은) 있을 수 없는 사건으로 계속 밝혀져야 된다.

정부 스스로는 절대 안변한다.

외부에서 밝히고 공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최측의 김용환 대표는 "아직 공직에 계실 분이 법정에 간 것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같은 사람이 설 자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보를 통해 고통만이 아니라 보람도 느낄 수 있고 국가와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92년 충남 연기군수로 재직하며 관권선거를 고발한 한준수씨는 "내부 고발자들은 사회 정화의 원동력"이라며 "이제 내부 고발자를 `배신자'라고 부르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임에는 이문옥 전 감사원 감사관(감사원 감사비리 고발)과 이지문 전 중위(총선 군부재자투표 부정 고발) 등도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