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찰.교회.백화점 등 학부모로 '북적'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1일 수험생을 둔 전국의 학부모들은 이른 새벽부터 주요 사찰이나 교회, 성당 등을 찾아 자녀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범어사와 삼광사 등 부산지역 주요 사찰에는 수능시험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대거 몰려 밤낮으로 자녀가 좋은 점수를 받기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사찰 측에서는 학부모들이 몰리자 법당 앞에 대형 천막을 쳐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수험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것을 기원하는 의미로 엿과 떡, 감주 등을 무료로 나눠주었다.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도 지난 주말 2천-3천여 명의 학부모들이 찾아 자녀의 합격과 고득점을 기원한 데 이어 이날도 평소 평일보다 2-3배 많은 500여 명의 학부모들이 찾아 108배 등을 하며 불공을 드렸다.

국립공원 계룡산의 동학사에도 이른 새벽부터 학부모들이 법당을 가득 채우고 절을 하며 기도했다.

동학사 관계자는 "수능 100일 전인 지난 8월부터 학부모들과 함께 불공을 드리고 있다"며 "수능이 가까워 오니 새벽 3시부터 찾아와 불공을 드리며 수능을 기원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험생을 둔 김 모(45.강릉) 씨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뒷바라지 한 12년 세월보다 이틀 남은 수능일이 더 길게 느껴진다"며 "집 근처 사찰에서 수능 100일 전부터 불공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재학생과 교사들이 수험생들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며 다양한 행사를 벌였으며 백화점과 대형매장 등에는 수험생들에게 선물할 떡과 엿을 사려는 사람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춘천 성수고등학교와 춘천고등학교는 이날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수능 출정식과 응원전을 갖고 수행생들을 격려했으며, 유봉여고는 재학생 등이 수험생들에게 찹쌀떡을 나눠주고 고득점을 기원했다.

또 제주사대부고에서는 3학년 담당 교사와 학생들이 과일, 떡, 돼지머리 등 고사상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절을 하며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행사를 가졌으며, 대구 경화여고도 이날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원식' 행사에서 1-2학년생들이 3학년 학생들에게 찹쌀떡을 나눠주면서 선후배들간 정을 돈독히 했다.

이와함께 춘천의 한 백화점이 옥외 행사장에 마련한 '희망나무'에도 학부모 등이 수능 고득점을 바라는 소망이 담긴 메시지로 가득했으며, 매장은 합격기원 상품을 고르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전주 코아백화점에는 이날 평소보다 10-30%가량 많은 고객이 몰려 떡을 사 갔으며 '수능 특별 떡 세트"를 마련한 제과점에는 평소의 2-3배에 이르는 손님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수능을 겨냥한 상품판매도 눈에 띄었다.

충주시 연수동 이종만(59) 씨의 경우 사과가 성장할 무렵 네모 모양의 아크릴 상자를 씌워 사과를 네모 모양으로 만든 후 수확기에 `합격'이라는 글씨와 사각모자 문양의 스티커를 사과에 붙여 생산한 `네모난 합격사과'도 이미 도매상으로 모두 팔려나갔다.

또 청주시내 P 제과점은 지난주부터 초콜릿과 엿, 사탕 등으로 구성된 수능생 선물세트(1만 3천 원-1만 8천 원)를 내놓고 있는데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제과점마다 `수능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충주.춘천.전주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