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이틀 간의 폭락세를 접고 상승했다.

10월 실업률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업계의 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저가 매수세 유입과 추가금리 인하 등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248.02포인트(2.85%) 상승한 8,943.8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8.70포인트(2.41%) 오른 1,647.40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87포인트(2.86%) 상승한 930.75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 다우지수는 4.1% 하락하고 나스닥은 4.3%, S&P 500지수는 3.9%씩 떨어졌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실업률이 1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지만 이미 이틀간 폭락한 주가에 이 같은 악재가 반영됐다는 인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을 앞둔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 출발한 뒤 장 마감때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또 실업률 급등과 경기 악화에 따라 미 중앙은행이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란 기대도 증시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오후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취임 즉시 경제문제와 금융위기를 해결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면서 실직자와 중산층 구제에 역점을 둔 경기부양책 추진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차기정부 운영방안을 밝혔다.

오바마가 기자회견을 갖기 전 200포인트 넘게 올랐던 다우지수는 막상 회견이 진행되자 100포인트 아래로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장 마감에 임박해 다시 상승폭을 키워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이날 오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실업률은 6.5%로 전달의 6.1%보다 크게 높아지며 14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감소는 9월의 28만4천개에 이어 10월에 24만개를 기록하는 등 최근 3개월 동안에만 65만1천개에 달했고 올해 들어서는 모두 118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져 심각한 경기침체가 현실화됐음을 나타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도 이어져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내놓은 9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달보다 4.6% 하락한 89.2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매출이 줄어 도산 직전의 어려움에 직면한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은 실적악화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동성이 빠르게 고갈돼 생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GM은 이날 3분기 25억4천만달러(주당 4.45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고 3분기에 69억달러의 현금을 소진, 9월 말 현재 보유한 자금이 162억달러로 줄었다면서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내년 상반기에 운영자금이 바닥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포드도 이날 발표한 실적에서 3.4분기 1억2천900만달러(주당 6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에 힘입어 리보(런던은행간 금리)가 4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완화됐다.

이날 3개월짜리 달러화 리보는 전날보다 0.1%포인트 떨어진 2.29%로, 20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004년 11월 이후 4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하루짜리 리보도 0.33%로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