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살리기.내수활성화 거듭 역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두 번째 라디오연설을 통해 중소기업 살리기와 내수활성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한미간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등에 힘입어 국내 금융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급격히 침체될 위험이 높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실물경제의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파장이 발생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가 훨씬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에 확실하고도 선제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물론 경기침체 지속시 우리 사회의 중심 축인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궁핍해지면서 민심이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배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첫 연설때 금융위기의 실상과 대책을 집중 설명한 데 이어 이날 2차 연설에서는 주로 실물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1, 2차 연설을 모두 `경제'에 할애한 것으로 그만큼 지금의 위기가 간단치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어졌다"면서 "이제는 실물경제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때로, 대통령으로서 제가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기업의 횡포로 부도가 난 모 기업의 사례를 예로 들며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사실감 있게 전달한 뒤 중소기업 살리기를 위한 범 정부 차원의 전방위 노력을 약속했다.

세계 각국이 위기를 맞고 있어 수출 전망이 어두운 현 상황에서 실물경제의 침체를 막으려면 내수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 바로 내수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기업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무너지면 국가경제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우선 대기업의 `상생(相生)정신'을 주문했다.

"대기업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려 줬으면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우리 경제의 기반이 튼튼해 지고 대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다", "중소기업이 없으면 대기업도 없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지원의사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고, 기술개발에 지원하는 돈을 중소기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현재 준비중인 재정지출 확대방안도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겠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한도를 크게 늘리고 수출 중소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살려 국민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에서 만난 정상이나 전문가들 중에는 한국이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 단계 더 도약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우리의 역량을 믿어주는 분들이 많다"면서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갖고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