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주 겨우 7천432명 관람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 판매 1호 작품인 '엽기적인 그녀'의 리메이크판 '마이 쎄시 걸'이 첫 주말 1만명도 못되는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흥행에서 참패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69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마이 쎄시 걸'은 2일까지 나흘간 전국 7천432명을 동원했다.

이는 적은 스크린수를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 같은 날 훨씬 적은 19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피아노의 숲'이 1만1천156명으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개봉3주차인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은 지난달 31일~2일 사흘간만 8천897명이 관람했다.

원작인 '엽기적인 그녀'는 2001년 국내 개봉 당시 488만명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조폭 마누라'와 함께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2002년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돼 화제를 모았다.

'엽기적인 그녀'는 특히 일본에서는 5억엔의 흥행 수입을 올렸고 홍콩에서도 개봉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중국에서는 해적판 DVD로만 1억장 이상이 판매됐다.

리메이크판은 원작에서 많은 에피소드를 그대로 땄지만 엽기녀와 순진남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아왔다.

미국에서는 극장 개봉없이 DVD로만 발매됐으며 일본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는 수입 여부나 개봉 일정이 알려져 있지 않을 정도다.

쇼박스 관계자는 "원작의 유명세 때문에 '마이 쎄시 걸'을 제작 이전 단계에서 미리 구입했다"며 "최소의 마케팅 비용으로 적은 스크린에서 개봉했지만 그나마 결과가 좋지 못한 편"이라고 말했다.

'마이 쎄시걸'은 '러브 미 이프 유 데어'의 얀 새뮤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원편의 전지현 역은 TV 시리즈 '24'에 출연했던 앨리샤 커스버트, 차태현 역은 '아버지의 깃발'등에 출연한 제스 브래퍼드가 각각 연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