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러닝센터'로 오세요

창업 기본교육부터 음식·미용 등 전문교육까지 전부 '무료'

충북 청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일회씨(37).김씨는 지난 7월 초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이 되면 직원들과 함께 점포 내 PC 앞에 모여 앉는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이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서다. 커리큘럼은 '미용의 새로운 경향''미용 신기술교육' 등 전문 과정과 '친절 서비스''고객 관리' 등 공통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한 과목씩 30분 정도 강의를 들은 뒤 직원들과 강의 내용에 대해 자연스레 토론을 벌인다.

김씨는 "지인의 소개로 '소상공인 e-러닝센터' 프로그램을 수강해 보니 나는 물론 종업원들에게도 서비스 마인드를 길러주고 미용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막연하게 알고 있던 미용기술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원래 8명 정도의 직원이 필요한 점포지만 5명이 서로 도와가면서 무난하게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교육의 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 e-러닝센터'가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김씨처럼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중기청은 평소 생업에 바빠 따로 시간을 내서 교육받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소상공인진흥원과 함께 '소상공인 e-러닝센터'를 구축하고,3월 말부터 무료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점포 창업·운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다루는 공통교육과 업종별로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문교육으로 구분된다.

공통교육은 △성공창업을 위한 준비 및 환경분석 △업종분석 및 아이템 선정 △사업 타당성 분석 △사업계획서 작성기법 등 창업 준비 단계부터 △세무 기초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이해 △부동산계약 및 상가임대차보호법 △점포 홍보·판촉 전략 △종업원 교육·관리 전략 등 점포를 운영하는 데 공통적으로 필요한 내용까지 18개 과정,43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교육은 음식업 이·미용업 슈퍼체인 세탁업 자동차정비업 화훼업 화장품업 등 7개 업종에 걸쳐 26개 과정,80개 과목으로 짜여져 있다. 업종별 기초 지식과 매장 관리 요령 등이 주요 내용이다. 화훼업의 경우 '최신오브제 화환 제작기법''식물모아심기 제작기법''꽃상품 제작기법' 등 전문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고령층 소상공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23개 과목 중 56개 과목은 애니메이션으로 이뤄져 있다.

공통교육 과정은 창업대학원 교수와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전문 상담사,창업컨설턴트 등이 콘텐츠를 구성해 직접 강의한다. 전문교육 과정은 음식업중앙회 등 업종별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 교육을 진행한다.

'소상공인 e-러닝 교육'을 받으려면 홈페이지(edu.sosang.or.kr)에 들어가 회원으로 가입한 뒤 '과정별 소개와 맛보기 강좌'를 통해 듣고 싶은 과정을 찾은 후 수강신청을 하면 된다. 한번에 신청할 수 있는 과목 수는 제한이 없으나 각 과정은 수강 신청한 날짜로부터 2주 동안 학습할 수 있다.

9월 말까지 6개월 동안 2만265명이 수강 신청을 했고 이 중 각 과정을 수료한 인원은 7533명에 달한다. 수강생들은 교육 콘텐츠에 대해 대부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과정 수료자 중 93.6%가 5점 만점에 4점 이상으로 평가했다. 아이디 'yok0301'인 수강생은 '점포운영 매뉴얼' 과정을 듣고 "진작 이런 교육을 받고 시작했더라면 실패하지 않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는 후기를 올렸다.

김성근 소상공인진흥원 과장은 "신청 후 곧바로 강좌를 들을 수 있고 언제든 복습이 가능해 소상공인들이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기존 과정을 업그레이드하고 2~3개 업종을 추가하는 등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