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 김승유ㆍ신격호ㆍ김승연 회장도 잇따라 취득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가 폭락을 관망하던 상장사와 최고 경영진이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58억원 상당의 자사주 65만주를 취득키로 결정한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한미약품 화우테크 카엘 에코프로 아이크래프트 젯텍 영남제분 에스맥 디엔에프 등이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특히 화우테크와 아이크래프트 디엔에프의 경우 이번 자사주 취득이 올해 두번째 결정이다.

금융기관에 자사주 취득을 신탁한 상장사도 쏟아졌다. 현대백화점이 150억원 규모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고 S&TC(70억원) 인천도시가스(20억원) 유니온(20억원) 일진정공(10억원) 영우통신(10억원) 티에스엠텍(10억원) 디오(10억원) 화성(5억원) 하나마이크론(5억원) 원풍(5억원) 등도 뒤따랐다. 이날 3%대 급락으로 개장한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오전 11시께와 맞춰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가 쏟아졌다.

코스피지수가 폭락세를 멈추고 0.82% 오른 전날에도 미래에셋증권과 금호전기 이스트소프트 금화피에스시 등 10개사가 자사주 매입을 잇따라 결의했다.

이달 자사주 직접 취득을 결의한 상장사는 총 62개사로 지난 9월(27개사) 8월(17개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상장사도 이달 58개사로 9월(25개사) 8월(21개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주식 1만4260주를 사들여 지분을 1.27%로 늘렸다. 신 회장이 장내에서 롯데쇼핑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도 최대주주인 김승연 회장이 242만주(3.21%)를 장내매수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43.42%로 늘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시장 급락기엔 자사주 약발이 떨어지지만 반등 분위기에서는 효력을 발휘한다"며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을 안심시키면서 주가 안정에 보탬이 되고 장기적으로 투자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일석삼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