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는 27일 최근의 급격한 엔고(高)를 우려하는 공동성명을 긴급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성명은 주로 외환시장에 국한한 간결한 내용으로 "최근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그것이 경제 및 금융 안정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엔화 강세를 견제했다.

성명은 또 "계속해서 외환시장을 예의 주시해 절적히 협력할 것이다"며 협조개입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은 일본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재무·금융상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G7 재무장관들이 긴급 성명을 내놓기는 미국 증권회사인 리먼브러더스가 도산한 지난 9월22일 이후 처음으로, 특히 공동성명에서 직접 엔화에 관해 언급하기는 이례적이다.

이전에는 2000년 1월 도쿄(東京)에서 개최된 G7회의에서 "엔고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된 적이 있다.

엔화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2엔 이상 오른 92엔대 후반, 유로화에 대해서는 4엔 이상 오른 116엔대 전반에서 거래되는 등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나홀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92엔대에서 거래되기는 1995년 8월 이후 약 13년 2개월만이다.

또한 유로화에 대한 엔환율도 2002년 9월 이후 6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전기, 철강 등 일본의 주력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관련주들이 도쿄 주식시장의 폭락을 연일 주도하고 있다.

일본 금융 당국은 2004년 3월 이후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미·일·유럽의 협조 개입도 2000년 9월 이후 8년여동안 실시된 적이 없다.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 악화로 인한 주가 폭락과 엔화 급등세가 멈추지않을 경우 일본 당국으로서도 엔화를 팔고 달러나 유로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달러당 엔환율이 90엔 아래로 내려갈 경우 당국의 개입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