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주말 주가 폭락을 고민하던 40대 가장과 60대 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또 경주에서는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만난 20대 남녀 3명이 승합차 안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되는 등 각종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 '주가폭락 비관' 등 자살.자살기도 잇따라

25일 오후 9시10분께 광주에 있는 A(47)씨 아파트 화장실에서 A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내 B(46)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종신보험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3억7천만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최근 주가 폭락으로 60∼70% 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주식 폭락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여러 차례 `죽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3시께는 부산 서구 엄광산 등산로 인근에 주차중이던 김 모(66)씨의 승용차 안에서 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전선으로 올가미를 만든 뒤 유서를 쓰고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 가족에 인계했다.

경찰은 또 같은 시간 김 씨의 집에서 부인 이 모(60)씨가 수면제를 먹고 신음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며 이 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부부는 5년 전 3천여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해오다 지난해 10월께 증권사로부터 1억원을 추가 대출받아 모두 1억3천만원의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던 중 최근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서 투자액의 대부분을 손해보자 이를 비관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 씨 부부는 이날 낮 울산에 사는 조카 김 모(49)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살하겠다"고 알린 뒤 연락을 끊었고, 조카 김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위치추적 등을 통해 김 씨 부부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10시20분께는 경북 경주시 외동읍 냉천리 모 공장 야적장에 세워진 스타렉스 승합차에서 진 모(29.여.서울 노원구)씨와 이 모(25.울산시 중구)씨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지게차 기사 전 모(4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남녀는 승합차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에서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고 차 안에는 불에 탄 연탄과 부탄가스, 술병, 수면제 케이스 등이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각기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이 최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살기 싫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으며 이 씨 등이 지인에게 '가족을 잘 부탁한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안전.교통사고

26일 오전 1시30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삼태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보령시 선적 42t급 근해안강망어선에서 김 모(43)씨가 닻에 가슴이 끼어 숨졌으며, 앞서 25일 오후 11시 45분께는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안성 나들목 인근에서 박 모(26) 씨의 QM5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운전자 박씨가 인근 병원서 치료받던 도중 숨졌다.

또 25일 오후 6시4분께 충북 청원군 강외면 궁평리 충북선 철도에서 이 마을에 사는 조선족 강모(60) 씨가 제천발 천안행 화물열차(기관사 장모.48)에 치여 숨졌으며, 같은 날 오전 9시 30분께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야산 벌목장에서 김모(56) 씨가 벌목된 나무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광주.부산.경주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