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지도자들은 지난 10여년 간 관광과 경제에 활력을 주기 위해 두바이를 중동의 멋진 지역으로 널리 선전해 왔다.

그러나 올해 7월 영국인 커플이 두바이 주메이라 해변에서 섹스를 했다는 혐의로 그후 재판이 진행되면서 두바이 문화의 한계선이 어디인지 최근 주목받고 있다.

30대 후반들인 미셸 파머(女)와 빈스 에이커스는 혼외 섹스, 공개 음란, 만취로 유죄가 확정되면 2년형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16일 내려질 평결이 자칫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거나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도덕적 기준들을 완화해온 두바이 정부에 대해 토후국들이 분노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두바이 전문가이자 더럼대 강사인 크리스토퍼 데이비슨은 "두바이 당국이 나쁘게 행동했던 영국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그들에게 규정집을 들이대면 두바이 관광산업은 어떻게 되겠는가"고 말했다.

두바이는 사우디 아라비아같은 보수적 걸프 국가들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중동의 라스베이거스로 묘사되어 왔다.

사우디는 알코올을 금지했고 외국 여성들도 대중 앞에서 검정 옷을 착용할 것을 요구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두바이의 호텔들에서는 알코올이 넘쳐 흐르고 여성들은 해변에서 비키니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두바이로 오는 외국인들 대부분이 모르고, 또 두바이 정부도 선전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두바이의 자유스러워 보이는 표면 아래 층에는 라스 베이거스라기보다 리야드같은, 이슬람법과 부족 규칙들에 기초한 법문화(法文化)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바이에서 법이 있다고 항상 집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커플이 공개적으로 손을 잡거나 껴안거나 키스하는 것조차도 두바이에서는 엄연히 불법이다.

두바이 인근 토후국인 아즈만의 아즈만대 법학부 칼리파 알-살리 학장은 "대중들 앞에서의 애정에 대해 법은 분명하고 매우 업격하다"고 말하고 "대중들 앞에서의 섹스는 불법 행위이고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은 이 점을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파머와 에이커스는 7월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주민이 경찰에 음란 행위를 신고한 뒤 체포돼 감옥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석방되었으나 법원이 판결을 내리기 전에는 영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금지됐다.

두 사람 모두 만취 상태는 인정했으나 성행위를 가졌다는 것은 부인하고 있다.

두 사람의 변호사 하산 매터는 AP통신에 "이들은 무고하며 이를 증명할 증거도 있다"면서 "그들이 성행위를 하기를 원했다면 해변이 아니고 호텔이나 파머의 아파트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출판업계에서 수년간 근무해온 파머는 이번 사태로 해고됐으며 국내외 언론은 휴가차 두바이로 와서 파머를 만난 에이커스보다 파머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두바이 A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