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는 3일 대만의 군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 등을 포함한 64억6천만달러(7조9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하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결정이 중국과의 관계악화, 교착에 빠진 북한 핵문제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결정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이 대만에 제공할 무기는 ▲록히트마틴의 패트리엇 미사일 330기 ▲보잉의 아파치 헬기 30대 ▲함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하푼 잠수정 34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182기 등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는 이번 계획이 대만의 국방 능력을 개선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로 인해 역내 군사력의 균형에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러한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다.

미 의회는 향후 30일 내에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실제 반대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상 처음으로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최첨단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유하게된 대만은 4일 이번 결정이 양안 관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대변인 발표를 통해 미 정부에 감사를 표시, "이는 대만과 미국이 새로운 상호 신뢰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지난 8년간의 불협화음은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어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대만의 주권과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방부의 리사 츠 대변인도 "이번 조치는 대만 해협의 안정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와 국민은 미.중 관계를 심각히 손상시키는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미국의 무기판매안은 중국의 내정과 국가안보에 대한 간섭이라고 비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임기말의 부시 행정부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 무기는 방어용인만큼 양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홍콩침례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장-피에르 카베스탕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새 정부가 이 판매안을 처리하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받아들이기 쉽다"며 "이번 조치가 다음 정부에 크게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임한 마잉주 총통은 대만의 독립을 주장해 중국과 갈등을 빚었던 전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달리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했으나 미국산 무기 구입안은 예정대로 추진했다.

(워싱턴.타이베이 AP.블룸버그=연합뉴스) ksy@yna.co.kr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