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2000년 시장을 뒤흔들었던 '리타워텍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유가증권상장사인 웰스브릿지가 최유신 전 리타워텍 회장이 운영하는 해외 금융회사와 제휴했다는 소식으로 연일 급등하고 있는 것이 발단이다.

웰스브릿지는 2일 상한가인 41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전날 최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홍콩 스팩맨그룹의 금융계열사 스팩맨캐피털그룹을 독점 금융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하한가에서 상한가로 급등한 데 이어 이날은 개장 때부터 상한가로 치솟았다.

김현호 웰스브릿지 부사장은 "스팩맨캐피털그룹은 향후 웰스브릿지의 인수ㆍ합병(M&A)을 자문해주고 해외 자금조달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독점적인 계약을 맺은 만큼 전략적 관계로 전반적인 활동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웰스브릿지는 향후 계열사인 중계기 부품업체 자이텍의 우회상장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이 회사의 주가 급등은 무엇보다 스팩맨그룹 최 회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최 회장은 2000년 당시 현재 우회상장과 비슷한 개념인 '인수ㆍ개발(A&D) 방식'을 처음 도입해 리타워텍 주가를 4개월 만에 150배 이상 띄워 엄청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최 회장은 현금 대신 주식을 주고 장외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세를 불려나갔다.

하지만 이듬해 분식회계 의혹과 주가조작 혐의가 불거지면서 최 회장은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그는 미국 홍콩 등을 주요 활동무대로 투자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국내에는 최근 수년간 코스닥기업인 다휘(옛 이지그린텍) 스코포스(옛 싸이더스) 등에 투자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자제해왔다.

김 부사장은 "웰스브릿지의 주요주주인 유한회사 피티지이십일의 소개로 최 회장 측과 제휴가 이뤄졌다"며 "최 회장은 중국과 미국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한국에 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과거 리타워텍은 결국 주가가 제자리로 되돌아온 후 상장폐지됐다"며 "펀더멘털에 기초하지 않고 주가가 급등하면 급락할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