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역대 두 번째 큰 순매도

코스피지수가 환율 폭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하락했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역대 두 번째 규모로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97포인트(1.35%) 내린 1,456.3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해 장 초반 1,500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급등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서 한때 1,449.33까지 밀렸다.

기관이 7천596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는 2004년 3월3일 기록한 8천214억원이다.

특히 투신권이 6천9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주도했고 증시 구원투수 역할을 하던 연기금도 20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 2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천725억원, 3천776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위주로 1천76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비차익거래는 이날 6천151억원의 순매수를 보여 금액 기준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통신업종(2.88%)만이 경쟁 둔화 기대에 강세를 보였을 뿐 의료정밀(-5.65%), 기계(-2.54%), 철강·금속(-2.07%), 운수·장비(-2.07%), 금융(-1.89%), 화학(-1.66%), 전기·전자(-1.34%) 등 나머지 업종은 환율 급등으로 실적 우려가 불거지면서 하락했다.

대형 IT주도 약세를 보여 삼성전자(-1.63%), LG전자(-2.30%), 하이닉스(-0.26%), LG디스플레이(-0.71%) 등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POSCO(-1.84%), 현대중공업(-3.73%), 한국전력(-0.96%), 신한지주(-1.39%), 현대차(-0.27%) 등이 내렸지만 SK텔레콤(3.19%), KT&G(0.44%), KT(2.42%) 등은 올랐다.

한화(1.40%)가 예금보험공사의 대한생명 보유 지분 가운데 16%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상한가 1개를 포함해 273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2개 등 519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6천586만주, 거래대금은 5조3천874억원을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국내 신용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이 급등했고 투신권도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급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이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