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첫 TV 토론회를 마친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27일 유세 현장으로 돌아가 `전투'를 재개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오바마 후보.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 나선 오바마는 매케인이 지난 25일 구제금융안 협상 과정에서 보였던 `전시성' 행보를 언급하며 그가 금융위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이 우리를 깊은 구덩이에 밀어넣을 때 매케인은 삽을 가져왔다"고 비유하면서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려면 한참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매케인은 금융위기가 오래 전에 월가를 강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그는 지난 2주간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만을 궁리하며 구제금융에 대한 입장을 바꿔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은 또 매케인이 TV 토론에서 중산층을 위한 금융위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공격의 날을 세웠다.

오바마는 "90분간의 토론 중 매케인은 `중산층'이나 `노동자 계층' 같은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같이 중산층을 위해 싸워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 역시 "어젯밤 중산층에 대한 매케인의 침묵은 마치 방음장치를 설치한 것 같았다"면서 "우리는 용감한 군인보다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우리에겐 현명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말로 매케인에 대한 공세에 가담했다.

오바마의 부인 미셸과 바이든의 부인 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도 플로리다와 미시간 등지에서 유세 활동을 통해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TV 토론을 마친 뒤 곧장 워싱턴으로 돌아와 구제금융안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선거 운동까지 중단해가며 구제금융안 협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매케인의 수석고문인 마크 솔터의 전언이다.

매케인은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공화당 수뇌부 등과 전화 통화를 갖고 구제금융안의 조속한 의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진영은 또 매케인이 TV 토론에서 오바마가 제시한 증세 및 정부 지출안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중산층 무시' 비난을 반박했다.

이밖에도 매케인 진영은 오바마의 러닝메이트인 바이든 의원이 오바마가 지난해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지원금 삭감 입장을 취했던 것을 `정치적 행동'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준비 중이다.

(그린즈버러.알링턴 AP.로이터=연합뉴스)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