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정보기술)주들이 일제히 반등에 나서며 안정을 되찾은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50만6000원까지 떨어졌다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며 9거래일 만에 7%가량 상승했다. 하이닉스는 2일 종가인 1만7200원을 저점으로 20% 넘게 뛰어 지난달 26일 이후 보름여 만에 2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연일 신저가를 경신했던 LG디스플레이도 지난 3일 이후 주가 상승률이 17%에 달하고,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도 나란히 반등하며 바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가격하락 속 출혈경쟁)'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등 IT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 엘피다와 대만 파워칩이 D램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데 이어 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요 업체들의 생산량 축소는 반도체 경기의 바닥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지금은 추가 하락보다 2009년 이후 업황 회복에 대비할 때"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 등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도 패널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9월 이후 급격한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LCD 관련주들의 주가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낙폭이 과다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데다 태양전지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SDI도 원가절감을 통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9월 실적개선 속도를 감안할 경우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300% 가까이 늘어난 407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