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아파트 거래 가뭄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8월 거래량은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사실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최근 두세 달 사이 한 건의 중개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부동산중개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비수기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경기침체 등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8월 아파트 실거래가 및 거래량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신고된 거래건수는 2만7233건으로 나타났다. 6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되는 만큼 여기에는 6,7월 계약분 1만8000여건이 포함돼 있다.

이는 실거래가 제도가 도입돼 거래량 통계를 집계한 2006년 1월(9467건) 이후 최저치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당시엔 그 달에 계약된 분량만 신고됐기 때문에 적을 수밖에 없다. 작년 8월(3만2828건)보다는 17.04%(5595건) 줄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거래량 감소세도 두드러진다. 수도권의 8월 거래량은 총 9819건에 그쳤다. 역시 2006년 1월(5824건) 이후 최저치이며,전년 동월(1만5775건)과 비교해도 한참 모자란다. 지난달 서울의 거래건수는 2441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던 4월(7870건)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중개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두세 달이 지나도 단 한 건의 중개계약도 성사시키 못해 폐업을 하거나 겸업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K중개업소 대표는 "주변 중개업소 중 최근 2~3개월 동안 아예 1건도 매매를 중개하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며 "계절적 비수기란 점 외에도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몰라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거래가 사실상 마비됐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