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2008년 하반기 화학업종의 주가전망은 흐리다. 그렇지만 가을 성수기 재현으로 경기 반등이 가능할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어 영업환경은 어둡다. 국내외 유동성도 위축되고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분간 최대 수요처인 중국경기 등이 급반전할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화학업종에 대한 투자비중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9월에 가을 성수기 효과가 재현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9월 시황이 올 하반기 화학업종 경기에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이후 중국 경기부양 여부가 '관건'

9월 이후 중국의 수출 부양 정책이 시행된다면 수급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제품을 중심으로 빠른 경기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CJ투자증권은 석유화학 등의 수요를 이끌었던 중국경제가 향후 어떤 트랜드를 보일 것인가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올림픽이 끝난 이 시점부터 중국정부의 정책기조 변화가 최대 관건"이라며 "경제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대출규제 완화, 수출환급세 상향 조정, 위안화 절상속도 조정 등의 성장촉진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시화될 경우 경제성장률 둔화폭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남아..9월 성수기 재현 촉각

화학업종의 성수기 재현 여부는 9월 시황에 달렸다.

통상 화학업종 하반기 경기는 8~10월 수익이 결정되는데, 올해는 특히 북경올림픽 反특수와 원료가격 하락에 따른 구매 지연으로 8월 한달 간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중국 정부가 올림픽 개최 도시 주변공장의 가동을 제한해 석유화학의 공급과 수요가 위축된데다 대다수의 화학제품 운송까지 강하게 제약을 받으면서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유가격의 하락으로 제품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가세해 구매 지연이 심화됐다고 굿모닝신한증권은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그러나 제품과 원료가격의 스프레드(spread)는 크게 악화되지 않았고, 이는 생산기업들이 가동률 조정이나 판매지연(재고축적)과 같은 방법으로 가격방어를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9월 시황이 석유화학 경기에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 추세를 볼 때 하반기 경기는 8월∼10월 수익이 결정하는데, 올해는 8월이 그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9월 시황의 향방에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크지만 9월에 가을성수기 효과는 재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석유화학업종의 가을 성수기는 겨울용품(비닐하우스, 주택개보수용자재, 겨울용섬유제품 등)과 크리스마스 시즌용품(전자제품, 장남감/완구, 장식용품 등) 수요에 기반한 것으로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이라는 게 중요한 근거다.

또 대만 CPC, Formosa 등 일부 기업의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어 다소간의 공급감소가 예상된다는 점과 3분기 중 중동의 신규 공급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투자전략은?

업종사이클 하강 우려와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약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조하고, 고배당 수익 매력을 지닌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 조언이다.

CJ투자증권은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LG화학, 동양제철화학, 효성, 제일모직 등을 제시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의 경우 PVC, ABS 등 다운스트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원화절하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됐다.

동양제철화학은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조기 신증설 및 장기공급계약 확대로 실적이 유지될 수 있는 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CJ증권은 전했다.

이 증권사는 효성에 대해 중전기(송배전) 시장의 성장성이 수 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미국과 중국 등에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실적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배당수익 매력을 보유한 율촌화학에 관심을 가지라고 굿모닝신한증권이 추천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