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시원하게 이길 수 있을까.

허정무호 출범 이후 답답한 공격과 느슨한 수비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축구팬들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이다.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매(FIFA) 랭킹 116위의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 경기를 치른다.

허정무 감독은 올해 북한과 세 차례 만나 모두 비기는 허탈한 성적표를 받았다.

밀집수비를 깨기 위한 공격전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북한의 빠른 역습에 공간을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이 때문에 허정무 감독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초반 분위기를 상승세로 돌려놓기 위해 한층 젊어진 라인업으로 북한과 네 번째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새내기들의 힘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르면서 허정무 감독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최종예선에 앞서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했던 23세 이하 '영건'들을 8명이나 발탁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이중 3차 예선부터 합류했던 이청용(서울)은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고, 골키퍼 정성룡은 '제2의 이운재'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허 감독은 북한전에 대비해 김치우(서울)-신영록(수원)-이청용(서울)을 전방 공격라인에 배치하기로 결심했다.

스리톱의 평균 나이는 22세. A매치 출전 횟수도 세 명을 합쳐 19경기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촘촘한 수비벽을 뚫기 위해선 빠른 측면 돌파와 과감한 몸싸움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승운을 걸었다.

대신 경험이 풍부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을 공격의 조율사로 내세웠고, 19살의 막내 기성용(서울)에게 2선 공격의 책임을 맡겼다.

또 중앙수비도 베어벡호와 올림픽대표팀에서 조직력을 다져온 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 듀오를 낙점하는 등 전반적으로 젊고 활기찬 팀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화끈한 득점이 필요해!


허정무 감독은 3차 예선을 치르면서 '무승부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허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에서 칠레에 패배를 당한 뒤 2연승으로 상승세에 오르는 듯 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면서 벼랑에 몰리고 말았다.

다행히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5승5무)로 승리와 무승부 경기가 균형을 맞췄지만 여전히 빈약한 골 결정력은 허 감독의 아킬레스로 남아있다.

3차 예선이 시험무대 성격이 강했다면 최종 예선은 매 경기 결과와 득실의 수가 본선행 티켓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성을 가진다.

무엇보다 허정무호에 필요한 것은 득점이다.

요르단과 평가전에서도 우세하게 경기를 이끌었지만 전반 5분 득점 이후 무려 85분 동안 헛심 공방을 펼쳤던 만큼 효과적인 공격전술 운영이 필수적이다.

자칫 북한과 최종예선 첫 경기부터 좋지 않은 결과를 낸다면 허 감독은 팬들의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북한의 역습을 막을 방도는?

허정무 감독은 북한의 정대세(가와사키)-홍영조(로스토프)-문인국(4.25체육단)을 경계대상 선수로 꼽고 수비수들에게 '맞춤방어'를 주문했다.

수비훈련에서 북한의 원톱에 대비해 김진규에게 정대세의 전담 방어를 맡겼고, 오범석과 김동진에게도 홍영조와 문인국의 좌우 측면침투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전방에 홀로 남아있던 정대세의 역습에 골을 내줬던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다.

중앙 수비수 두 명이 정대세를 막았지만 효과적인 백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슈팅 기회를 내줬다.

이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빗셀 고베)을 중심으로 김진규-강민수 중앙 수비라인이 정대세를 꽁꽁 묶는 동시에 빠르고 섬세한 전진패스로 재역습에 나서는 전술이 승리의 핵심요소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