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지식경제부 사무관도 구속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9일 강원랜드의 열병합발전시설 공사를 수주한 K사 회장 이모(61)씨를 뇌물공여 및 배임증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하반기 강원랜드 열병합발전시설 공사 과정에서 김모(56.구속) 전 시설개발팀장에게 8500만원을 주고 서류조작을 청탁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에너지 합리화자금 97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K사는 김씨로부터 강원랜드 보일러 철거 계획에 대한 허위 확인서와 사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는데도 공사가 47% 가량 진행됐다는 허위 기성검사원을 받아 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강원랜드 사업과는 별개로 2004년 11월 구역형 집단에너지(CES) 허가와 관련해 지식경제부 에너지사업 담당 사무관인 이모(52)씨에게 1억여원의 금품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게 금품을 받은 이 사무관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은 구역단위로 열병합발전설비 등을 설치해 전기와 냉ㆍ난방열을 일괄 공급하는 사업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K사는 2005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민간 사업자로 최초로 선정됐었다.

최철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K사 회장 이씨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피의자의 태도에 의하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식경제부 사무관 이씨에 대해서는 "사건의 규모 등에 비추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K사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사무관의 금품수수 사실을 밝혀냈으며 K사가 2004년 7월 500억원 규모의 중부발전 공사 수주 과정에서 중부발전 정모 전 대표에게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대표로부터 출국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경영컨설팅 업체 대표인 문모(45)씨를 구속했다.

김용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2006년 5월 여행제한국가로 지정돼 출국이 금지된 이라크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 등을 받고 최씨로부터 47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