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FA가 경영 관리..경영진도 전격 교체
美정부, 각각 최대 1천억달러 투입 준비

미국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의 심화를 막기 위해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경영권을 넘겨받아 직접 통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정상화 계획을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이 두 업체의 경영을 잠정적으로 책임지게 되며 두 업체의 기존 경영진도 모두 교체됐다.

메릴린치의 이사회 부의장을 역임한 허브 앨리슨이 패니메이를 이끌게 되고 유에스 뱅코프의 이사회 부의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모펫이 프레디맥의 경영을 맡게 됐다.

미 정부는 또 두 업체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각각 최대 1천억달러를 투입, 우선주를 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회사의 규모가 워낙 크고 우리 금융 시스템과 얽혀있어 둘 중 한 업체라도 무너질 경우 미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금융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이번 계획은 두 업체가 처한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으로부터 시장과 납세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상의 조치"라면서 "두 공기업은 정부의 관리감독 아래 들어갔기 때문에 이들은 더 이상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할 필요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성명을 통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경영권을 정부가 통제하기로 한 제임스 록하트 FHFA 국장의 결정과 폴슨 재무장관이 두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행한 조치들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조치들은 미국 주택시장을 건실하게 만들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재무부가 새로 내놓은 모기지담보증권 매입방안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폴슨 재무장관은 지난 4일 워싱턴에서 버냉키 FRB 의장과 록하트 FHFA 국장을 만나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폴슨 장관 등은 또 패니메이의 최고경영자(CEO) 다니엘 머드와 프레디맥의 CEO 리처드 사이론을 개별적으로 만나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연방정부의 관리감독 아래 두겠다면서 이들에게 사직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의회는 지난 7월 필요할 경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 정부가 무제한 대출을 하거나 이들 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으며 특히 재무부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이번 정상화 계획을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도 설명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한편 패니메이는 1938년 정부에 의해 설립돼 1968년 공기업으로 전환했으며 프레디맥은 1970년 패니메이에 맞서는 경쟁회사로 설립됐다.

두 기업은 모기지 대출업체들의 대출을 사들이는 역할을 함으로써 주택 담보대출 시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충분한 대출을 매입한 뒤에는 이를 채권 등으로 묶어 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