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의 둔화세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전히 생산, 소비, 투자 등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수출 증가율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4일 `9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7월 중 산업생산이 9.1% 증가했지만 조업일수 조정지수는 6.4%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서비스업생산지수도 둔화세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높은 수준의 재고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생산-재고 순환은 경기 하강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소비 관련 지표의 경우 7월 소비재판매액지수가 3.9%로 전월(-1.0%)보다 개선됐지만 화물연대 파업 등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작년말 이후의 둔화세가 이어지고, 소비심리도 여전히 위축돼 있는 것으로 연구원은 봤다.

또 7월중 설비투자추계는 10.7%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 및 항공기 수입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7월 건설기성액 증가율도 10.4%로 소폭 늘었지만 6월중 건축착공면적이 주거용이 70.8% 감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35.1% 줄어들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8월중 수출입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6월 이후 무역적자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8월 이후에는 국내외 경기 둔화와 수출입단가 하락 등을 고려해 볼 때 수출입 증가율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은 7월 경상수지에 대해선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적자로 반전됐고 8월에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유가 안정과 환율 상승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되면서 경상수지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자본수지는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확대되면서 순유출 규모가 57억7천만달러로 늘었지만 8월 중에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노동시장에서는 내수부문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금상승률은 6%대 초반에서 안정된 모습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2분기 명목임금의 경우 6.3% 상승했지만 실질임금 증가율은 물가 상승에 따라 1.5%에 그치면서 전 분기(2.2%)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됐다.

8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5.9%)보다 소폭 둔화된 5.6%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지속된 가운데 주가 하락과 원화가치 급락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회사채 수익률(AA-)은 8월말 이후 환율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반영해 국고채 수익률과 함께 20bp 가량 추가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세계경제 둔화세와 달러화 강세로 유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신흥개도국들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