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 성장률↓ 물가↑ … 영국도 年5% 유지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공존하는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행 연 4.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이날 같은 이유로 기준금리를 5개월째 연 5.0%로 동결했다.
지난 7월 13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던 ECB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거시 경제지표의 변화 요인을 좀 더 지켜보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이와 함께 유로존 15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1.4%로,내년 전망치를 1.5%에서 1.2%로 각각 낮췄다. 반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3.4%에서 3.5%로,내년에는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금리동결 직후 "물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난히 높고 경기 하락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ECB가 경기 하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ECB가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렵고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유로 15개국 경제는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분기 0.2%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3분기에도 상품가격 상승,유로화 강세,세계적인 수요 감소,대출조건 강화 등의 여파로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이론상 '경기후퇴'로 규정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