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머징마켓 투자 펀드들의 수익률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다.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베트남펀드와 인도펀드는 서서히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상반기에 스타 펀드로 각광받았던 남미펀드와 러시아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급락세로 역전됐다.

짧게는 한 달,길어야 3개월간의 단기 변화지만 해당 국가의 증시 동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지역별 해외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베트남펀드들이 평균 19.40%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 성적이 가장 좋았다. 베트남 호찌민 증시의 비나(VN)지수는 작년 10월 고점(1109.33)에서 올해 6월말 저점(364.36)까지 67% 급락했으나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29일 현재(539.10)으로 저점 대비 48% 급반등했다.

덕분에 'GB블루오션베트남혼합1'(26.59%)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1'(21.72%) 등은 최근 1개월간 20%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베트남 증시의 회복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다 그동안 각종 경제 문제를 유발한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고점대비 41% 급락했던 인도 증시도 지난 7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16% 가량 오르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인도펀드는 최근 1개월간 평균 4.27%의 수익을 내 해외펀드 중에선 베트남에 이어 두번째로 성적이 좋았다.



반면 고유가에 힘입어 상반기 승승장구했던 남미펀드와 러시아펀드는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특히 러시아펀드는 최근 3개월간 -27.33%,1개월간 -11.47%의 저조한 수익률에 머물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질주하던 국제유가가 주춤한 데다 그루지야와의 전쟁 등 불안한 정치상황까지 겹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남미펀드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9.25%,4.98% 손실을 입었다. 남미펀드 투자비중이 가장 큰 브라질 증시가 지난 5월 고점에서 최근 24%나 하락한 탓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머징 증시의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예컨대 베트남의 경우 경제의 기초체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므로 수익률 회복이 추세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신흥시장 투자상품은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