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인베스코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공식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날 '믿을 수 있는 변화(Change We Can Believe In)'를 주제로 한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부유층보다 평범한 서민들이 키워드였다. 대대적인 그린에너지 개발과 투자로 신성장동력을 달아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경제살리기 비전을 제시했다.

오바마는 연설 시작부터 조지 W 부시 정부가 지난 8년간 서민들의 삶과 경제를 망쳤다면서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오늘,더 많은 미국민들이 일자리를 잃고,더 많은 미국민들이 집값 하락을 지켜보고 있으며,더 많은 미국민들이 지불하기 버거운 신용카드 청구서를 손에 쥐고 있다"며 "이는 고장난 워싱턴 정치와 부시 대통령의 실패한 정책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현 정부에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그런데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현 정부 아래서 대단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며,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고,단지 심리적인 경기후퇴일 뿐이라며 서민들의 삶은 쳐다보지 않는다"고 맹공격했다. 이어 "미국 경제의 힘은 억만장자의 숫자에,포천 500대 기업의 이익 규모로 측정되는 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모험적으로 사업을 일으킬 수 있고,팁에 의존해 살아가는 웨이트리스가 마음 편하게 하루 휴가를 내 아픈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 측정된다"고 열변했다.

오바마가 제시한 경제성장 정책은 '녹색'이었다. 미 자동차업체들이 전열을 재정비해 연료 효율적인 미래 자동차를 개발하도록 적극 돕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를 태양열,풍력,차세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 에너지산업 육성에 투자해 이 부문에서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다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