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또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21일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참모들에게 '추석 명절 이전까지만이라도 골프를 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골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불안하고 서민 경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국민 정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이 지난 3월 '골프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청와대에서 골프를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또 나오고 있는 것은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칫 내부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최근 일부 직원들이 골프를 쳤다는 정보가 입수돼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다짐한 만큼 직원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육ㆍ해ㆍ공군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순시하는 자리에서 일부 참모들에게 "골프를 꼭 치고 싶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게 어떠냐"는 농담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