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는 미국이 향후 직면하게 될 대내외적인 골칫거리로 `대통령 선거 전자 투표기 오류 가능성'와 `새로운 반미 조직의 결성' 등을 꼽았다.

랜드연구소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전세계 소속 연구원들로부터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어려운 과제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여 100여개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의 이슈를 취합한 뒤 이중 11가지를 선정한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20일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에서 전자투표와 개표가 확대 실시되는 상황에서 장비 자체의 고장으로 인한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고 전자 투표기를 조작하는 행위가 전역에서 빈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미 대선에선 전체 유권자의 84% 가량이 전자 투표.개표 절차를 밟도록 돼 있는데 투명성 확보가 생명인 대선 투표에서 조작 등 부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연구소측은 경고했다.

보고서는 알 카에다와 중국이 향후 수십년간 미국에게 국가 안보 측면에서 가장 위협적이고 적대적인 존재로 등장할 것으로 예고, 주목을 끈다.

연구소측은 알 카에다와 중국에 이어 다소 느슨한 상태이긴 하지만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벨라루스, 동유럽 극좌파 조직 등이 `반미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40-50년대 미국 베이비 붐 세대가 올해부터 사회보장 제도에 따른 연금을 받기 시작했으나 연금 재원이 2017년부터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돼 사회 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9.11 테러 이후 증가세를 보여온 미 국방 예산에 대한 감축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점, 도로와 다리ㆍ상수도ㆍ전력 공급 체계 등이 심각하게 노후화돼 당장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점, 엔론과 월드컴ㆍ타이코 등 사례에서 보듯 미국 기업들이 대형 스캔들에 휘말릴 가능성 등이 큰 고민거리로 부각됐다.

인터넷 온라인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세계 각국에 포진해 있는 `번듯한' 대사관 등 공관 건물들에 대한 존폐 논란도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인간의 면역 체계를 넘어선 전염병 세균들과의 전쟁, `제2의 복제 혁명 논란' 등이 미국에 해결해야 할 미래 과제에 들어 있다.

연구소측은 "지금 당장 언론을 통해 다뤄지지는 않지만 향후 5년내 당면할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여러 이슈들이 이번 대선과는 무관하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제기될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