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관련주들이 추락하고 있다. 소비 부진 속에 글로벌 LCD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나서며 패널값이 폭락하고 있는 여파다. 부품업체 중 일부는 파생상품 손실까지 겹쳤다.

LCD 업계 맏형격인 LG디스플레이는 20일 오전 11시 13분 현재 2.50% 내린 2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일 52주 신저가(2만8050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최고점(5만8700원)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LCD 부품주인 한솔LCD(-3.52%), 테크노세미켐(-2.57%), 우리이티아이(-2.01%), 태산엘시디(-4.37%) 등도 줄줄이 하락세다.

특히 최근 800억원 규모의 통화옵션 손실을 밝힌 태산엘시디는 지난 3거래일 동안 30% 가량 급락했다. 디에스엘시디 역시 500억원 규모의 통화옵션 손실로 지난 18일 9.68% 급락한 바 있다.

LCD 업계의 침체는 예상치 못한 소비 부진과 패널값 폭락에서 비롯됐다. 통상적인 성수기로 패널 가격이 올라가는 7~8월 기간동안 TV와 노트북 패널은 오히려 10~15%, 모니터 패널은 25%까지 가격이 폭락했다. 그만큼 하반기 LCD 업계 실적도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하나대투증권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3분기 실적 악화와 LCD 업황 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낮췄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촉발된 세트업체들의 적극적 재고 조정과 패널업체 간 공격적 물량 처분에 의한 가격 급락 등이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산업 하강 국면 진입과 패널업체 간 '치킨게임' 진입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대 협력사인 한솔LCD 역시 비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19일 한솔LCD에 대해 하반기 LCD TV 패널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모멘텀 둔화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5만원에서 2만8천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삼성전자가 LCD TV 패널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백라이트 구매단가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