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열풍을 타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메가스터디 등 교육 관련주들이 향후 성장세 둔화에 따른 우려감으로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던 교육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성장초기인 만큼 교육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업종내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각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1등 종목'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 교육株 혼돈의 시기..정책 홍수

메가스터디, 디지털대성, 에듀박스 등 대부분의 교육주들은 올들어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70~80% 가까운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쏟아낸 교육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관련주들의 주가는 올초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을 당시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정부의 정책으로 교육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혼돈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한 증권사의 교육 담당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새정부 들어서면서 교육 관련 정책이 쏟아졌다"며 "이런 정책이 기업 실적으로 연결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시행령이 나와야하는 데 과도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먼저 움직였고 정책이 지연되거나 수정되면서 주가가 출렁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0일에도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2곳 설립 인가 소식에, 초중등부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는 정상제이엘에스씨디아이홀딩스 등 관련주들은 장초반 10%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 하락세로 돌아섰다.

◆ 2분기 부진..실적은 정책과 무관

이같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교육주들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터디의 2분기 매출액은 451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7%, 16.0%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08억원으로 15.5% 하락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비수기 영향으로 중고등부 온라인 강의 매출이 둔화됐고 사옥 이전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학습지 업체인 대교는 회원수 감소 영향으로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2분기 대교의 매출액은 2117억원,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보다 1.5%와 28.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75억원으로 56.6% 줄었다.

온라인 위탁교육업체 크레듀도 삼성그룹에 공급하는 e러닝 매출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2분기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1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3억원, 20억원으로 각각 41.1%와 38.1% 감소했다. 주요 사립대의 논술 폐지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은 엘림에듀는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66억원, 당기순손실 80억원으로 전년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대교와 학습지 라이벌 업체인 웅진씽크빅만 2분기에 매출액 1956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4%, 33.2% 증가하는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 3Q 실적 발표 후 혼돈 마감될 듯..종목별 차별화 전망

정부 정책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는 교육주 혼돈의 시기는 성수기인 3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정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육주들의 주가가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시기가 좀 더 이어지다가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이후에 실적이 되는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이성적인 접근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다양한 연령층과 수요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메가스터디와 학습지 시장이 정체되고 있음에도 꾸준하게 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웅진씽크빅을 교육주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메가스터디 중등부의 성장률이 기존 60% 이상에서 10% 포인트 가량 낮아졌지만 50% 가량의 성장세와 고등 부문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웅진씽크빅은 씽크빅 학습지 사업부인 교육문화사업부, 전집류 판매 부문인 미래교육사업본부 등의 기존 사업본부와 신규사업인 북렌탈 사업부 등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등부 프리미엄 영어교육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날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인가 결정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국제중학교 설립 인가는 지역별 추가 설립과 초등부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중학교 입학전형이 주로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득 중상위 가계의 상위권 학생들을 주요 수요층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오프라인 프리미엄 사교육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초등부 프리미엄 영어교육만 대표하고 있어, 기업화에는 성공했지만 대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