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홍콩을 아시아 거점으로 육성하고 이를 발판으로 역내 대표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20일 "아시아가 가장 중요한 IB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고 특히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채널인 홍콩은 글로벌 IB들의 격전지"라며 "이머징마켓에서 틈새를 노리기보다 핵심 시장인 홍콩에 종합증권사를 설립하고 세계 유수의 IB들과 정면 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거 진출한 다른 증권사들과 차별화해 선진 금융시장인 홍콩에서 글로벌 강자들과 겨루겠다는 전략이다.

박 사장은 또 홍콩에서 일정기간 경험과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은 다음 현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단숨에 글로벌 IB로 도약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그는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홍콩을 비롯한 해외 사업에 집중해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역내 대표 IB로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추가 증자와 과감한 M&A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현재 10억원 수준인 홍콩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1억달러 늘어난 1054억원으로 확충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해 홍콩을 아시아 IB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의 단순 중개영업만 해온 홍콩법인의 사업 영역은 앞으로 △기업금융 △트레이딩 △홍콩 주식 중개 △자기자본 투자(PI) 등의 4개 부문으로 확대된다. 현지법인장 직급도 임원급으로 격상되고 5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선진 IB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을 각 부문 책임자로 영입하는 등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영업지원을 위한 현지 리서치센터도 내년 초 홍콩과 중국에 설립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