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연맹 보너스 없어 '콩 한쪽도 나누기'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 역도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포상금을 균등하게 나눠 갖기로 했다. 똑같이 고생을 했는데 감독과 코치라는 직함에 따라,남자팀이냐 여자팀이냐에 따라 액수를 달리 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메달을 딴 선수와 달리 코칭스태프에게는 연금이 따로 나오지 않는 데다 대한역도연맹(회장 여무남)이 코칭스태프에 대한 포상 규정을 마련해 놓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올림픽 코칭스태프에 대한 포상금은 금메달의 경우 감독 8000만원,코치 6000만원이다. 은메달을 따게 되면 감독은 4000만원,코치는 300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 동메달은 감독 2400만원,코치 1800만원이다. 대표팀 트레이너에게 지급되는 별도의 상금은 없다.

이에 따라 여자 최중량급 장미란(25·고양시청)이 금메달,53㎏급 윤진희(22·한국체대)가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오승우 여자대표팀 감독은 8000만원,김도희 코치는 6000만원을 보너스로 타게 된다. 여기에 은메달이 추가될 경우 감독 코치는 해당 선수에 대한 은메달 포상금(2500만원)의 30%인 750만원을 받아 총 상금액은 오 감독이 8750만원,김 코치는 6750만원에 이른다.

남자 77㎏급에서 사재혁(23·강원도청)이 금메달 한 개를 딴 남자 대표팀의 이형근 감독은 8000만원,이희영 코치는 6000만원을 각각 받는다. 모두 합한 상금액은 2억9500만원.결국 남녀 대표팀 감독과 코치 네 명,한 명의 트레이너 등 전체 다섯 명이 나눠 가질 경우 개인에게 돌아갈 포상금은 6000만원 정도가 된다.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코칭스태프의 노고에 대한 보상으로는 빈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여건상 모든 스태프에게 포상금을 줄 수는 없다"면서 "명목상으로는 감독과 코치에게 포상금을 지급하지만 실제로는 코칭스태프 전체가 나눠 갖는 경우도 있고 그냥 감독과 코치가 챙기기도 한다. 종목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역도연맹은 아직까지도 자체 포상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포상에 인색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연맹은 선수가 세계기록을 작성해도 "전례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포상 지급 계획을 발표하지 않아왔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