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온 경쟁자들은 나보다 너무 강합니다. 내 목표는 경기에서 단지 6점에 도달하는 것이랍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온 18세 여자 탁구 선수 토미 프리시라의 2008 베이징올림픽 꿈은 소박하기만 하다.

호주에서 동쪽으로 1천800㎞나 떨어진 바누아투는 인구 21만5천명의 소국으로 탁구 선수가 고작 15명에 불과하다.

나라 전체 탁구대 수는 4대. 탁구 클럽은 딱 한 곳이다.

프리시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특별 초청한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여자단식에 참가한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은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가장 낮은 866위. 지난해 남태평양대회에서 단식 챔피언에 올랐지만 그의 이번 대회 목표는 올림픽 1승이 아닌 전체 7세트 경기에서 6점 정도를 내는 것이다.

대회 개막식 때 기수를 맡아 바누아투의 국기를 들고 입장했던 그의 탁구 경력은 4년.
지난 3월 삼성이 후원하는 저개발국 선수육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뽑혀 중국 코치로부터 하루 두 차례 지도를 받기도 했던 그는 항공권 도움을 받아 이번 대회에 나올 수 있었다.

그의 첫 상대는 단식 예비라운드 1회전(32강)에서 맞붙는 에바 오도로바(슬로바키아).
오도로바는 세계 762위로 랭킹이 높은 선수는 아니지만 올림픽에 데뷔하는 프리시라로서는 버거운 상대다.

남태평양 대회 우승 후 바누아투의 수도인 포트빌라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는 그는 "고향에 돌아오자 사람들이 말을 걸고 사진을 찍자고 했다"면서 "하지만 (훈련과 대회 참가로)여행이 잦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줬다.

(베이징=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