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 박태환(19·사진·단국대)이 자유형 1500m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 3조에서 15분05초55에 물살을 갈랐지만 전체 35명 가운데 16위에 처지며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박태환의 기록은 자신의 아시아 기록(14분55초08)에도 10초 이상 못 미치는 것이다. 박태환은 초반 600m 지점부터 힘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며 처지기 시작하더니 막판에는 선두권과 40m 가까이 멀어지며 어려운 레이스를 펼쳤다.

박태환은 "초반에 옆 레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갔어야 했는데 많이 떨어졌고 후반에도 많이 처졌다"며 "내 기록을 당긴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했는데 (선두권과) 차이가 계속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 만에 1500m를 뛰어 감각이 떨어진 것도 있고 페이스를 잃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던 것도 패인"이라며 "앞으로 훈련을 더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장거리인 1500m에서도 역영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훈련시간이 절대 부족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수영에선 1500m를 뛰기 위한 지구력 훈련 기간을 보통 6개월로 잡고 있는데 박태환의 지구력 훈련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경험 부족과 조편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박태환이 롱코스(50m) 수영장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1500m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3조의 박태환 뒤에 뛴 4조와 5조 선수 16명이 앞조의 기록을 보고 결선에 올라갈 수 있는 기록을 파악한 뒤 레이스를 펼쳐 그만큼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