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오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1승1무1패, 조 3위로 8강 진출이 좌절된 뒤 "이탈리아전에서는 우리의 장점조차도 발휘 할 수 없을 만큼 큰 산맥이 가로막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먼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오늘 경기는 다득점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이겨도 안 되는 상황이 됐지만 공격적으로 해보려고 준비했다.

하지만 역시 우리 득점력에는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싸웠다.

이탈리아전에서 패한 것이 결국 8강 탈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

모두 감독이 부족해서다.

팬들에게 약속을 못 지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보름여 만인 지난해 8월 올림픽대표팀을 맡아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1년 간의 도전을 실패로 끝낸 박 감독은 "일단 쉬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 문답.

-- (온두라스 기자) 경기 마지막에 선수들이 지쳐 보였다.

찬스에도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습도 등 날씨 때문인가.

▲그런 영향은 당연히 있었다.

친황다오에서도 습도가 높고 무더워 체력적으로 어려움 있었다.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 조건이다.

득점 기회에서 못 올려 더 피로가 빨리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점과 아쉬웠던 점은.

▲목표를 8강 및 메달권 진입이라고 말했다.

그냥 세운 목표가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봐서 열심히만 하면 이룰 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알다시피 카메룬과 이탈리아는 세계 최강 수준의 팀이다.

카메룬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전에서는 아직도 큰 산맥이 가로 막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전술상 감독이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선수 개인의 기술이나 체력, 조직적 부분 등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를 먼저 향상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일단 체력이 떨어지면 좋은 기술이나 스피드도 안 통한다.

그런 부분을 좀 더 노력하면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축구가 좀 더 신경 써 나가야 할 부분이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 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카메룬전에서 1-1로 비긴 것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
-- (중국 기자)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부진했다.

중국, 일본 역시 좋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를 치르며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부진을 결과를 통해 봤다.

내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아프리카와 유럽 팀을 상대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게 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권에서는 상당히 스피드가 좋다.

하지만 그런 장점조차 아프리카나 유럽 팀에는 떨어졌다.

우리의 장점을 살릴 수 없었다.

선수들의 기술도 많이 향상됐지만 세밀함이나 마무리는 아직 부족하다.

-- 한국 축구의 구체적인 보완점은.

▲ 실패의 책임은 감독이 진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볼 수 있듯 우리의 장점인 기술이나 스피드도 상대의 체력 앞에서는 무력화됐다.

전술이나 전략만 강조할 수는 없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의 문제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도 '우리 선수들이 상대 선수 하나 못 제친다'고 하더라. 기술과 체력, 파워 모두 갖춰야 한다.

(상하이=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