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74명. 선거사범 1천902명 `혜택'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한 34만여명이 특별사면된다.

정부는 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을 맞아 경제 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화합과 동반의 시대'를 연다는 명목으로 정치인, 경제인, 생계형 민생사범 등 34만 1천864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특별사면ㆍ복권을 15일자로 단행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경제인과 정치인, 공직자, 선거사범, 노동사범, 징계 공무원, 모범수형자, 일반사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특별사면과 복권이 이뤄졌다.

정부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요청과 그간의 경제발전 공로 등을 고려에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인으로는 정 회장 등과 함께 손길승 전 SK 그룹 회장,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등 74명이 포함됐다.

장치혁 전 고합회장과 김영진 전 진도 회장, 김윤규 전 현대건설 대표이사, 안병균 전 나산 그룹회장, 엄상호 전 건영그룹 회장 등도 사면ㆍ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중소기업인 중에는 고대수 전 KDS 대표와 김덕우 전 우리기술 대표, 김병희 전 한화종합건설회장, 김형순 전 로커스 대표,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 등이 포함됐으며 자금부족 등으로 재산범죄를 범한 영세상공인 등 204명에 대해서는 잔형 집행이 면제됐다.

정치인으로는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훈평.박상규 전 민주당 의원과 이양희 전 자민련 의원, 박명환 전 한나라당 의원, 송천영 전 신한국당 의원,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장과 권영해 전 안기부장, 권해옥 전 주공사장, 김용채 전 건교부장관, 김기섭 전 안기부 기조실장, 문희갑 전 대구시장 등 12명이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또 민오기 전 서대문경찰서장과 이재진 전 동화은행장 등 공직자 10명과 김인규 전 마산시장과 김일동 전 삼척시장, 김종규 전 창녕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 12명도 특별사면ㆍ복권됐다.

김병건 전 동아일보 부사장과 방상훈 전 조선일보 사장, 조희준 전 국민일보 사장, 송필호 전 중앙일보 대표이사, 이재홍 전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장 등 언론인 5명도 혜택을 받았다.

정부는 제17대 총선 이전의 선거사범 1천902명도 사면.복권해 상당수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나 정당인들이 정치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김옥두 전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기석 김맹곤 복기왕 오시덕 전 열린우리당 당선자가 특별복권됐고 박창달 박원홍 이덕모 전 한나라당 의원 또는 당선자와 박찬종 전 무소속 의원 및 이상만 전 자민련 의원,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당선자도 특별복권됐다.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 당선자와 김동진 전 통영시장 당선자, 김선기 전 평택시장 당선자, 김용일 전 영등포구청장 당선자 등이 특별복권됐고 15대 대선 때 `북풍' 사건으로 권영해 전 안기부장과 함께 처벌받은 직원 11명도 특별복권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 경미한 과오로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전ㆍ현직 공무원 32만8천여명에 대해 징계사면을 실시했다.

이 밖에 10년 이상 복역한 모범 무기수 1명을 징역 20년으로 감형하고 초범이나 과실범으로 일정 형기 이상 복역한 757명에 대해 남은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감경했으며 모범수형자 702명을 가석방했다.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77개의 행정법규를 위반한 8천737명에 대한 법적 제한도 해제하고 면허취소로 2년간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5t 미만 생계형 낚시어선 조종사 500명에 대해 결격기간을 해제해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이한승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