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강을 지키려는 태극전사들이 2008베이징올림픽 첫 날 금.은메달을 잇따라 수확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은 9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벌어진 제29회 하계올림픽 남자 유도 60㎏급 결승에서 `작은 거인' 최민호(28.한국마사회)가 유럽의 강호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시원한 한 판으로 메다꽂아 통쾌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베이징사격관에서는 '간판 저격수' 진종오(KT)가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명중시켜 올림픽 2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첫 날 금, 은메달을 얻은 한국은 국가별 메달순위에서 중국(금 2)과 미국(금1, 은1,동1)에 이어 일약 3위로 뛰어오르며 `톱 10'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최민호의 '한 판 퍼레이드'는 토요일 저녁 무더위에 허덕이던 국내외 스포츠팬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빠뜨린 청량제같은 쾌거였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최민호는 2회전 미겔 앙헬 알바라킨(아르헨티나)을 업어치기 한판, 3회전은 마소드 아콘자데(이란)를 역시 한팔업어치기 한판으로 돌려세웠다.

8강에서도 리쇼드 소비로프(우즈베키스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꽂아버린 최민호는 4강에서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루벤 후케스(네덜란드)를 24초만에 역시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꺾었다.

마침내 결승에 오른 최민호는 올해 유럽선수권자인 파이셔가 다리 공격을 들어오는 순간 사타구니에 왼손을 집어넣어 그대로 잡아메치며 다섯번째 한판승을 거뒀다.

4년 전 아테네에서 아쉬운 동메달에 눈물을 흘렸던 최민호는 베이징에서 5연속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유도 48㎏급에서는 4강에서 다니 료코(일본)를 물리친 알리나 알렉산드라 두미트루(루마니아)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최민호에 앞서 진종오는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은으로 선사했다.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584점(만점 600점)을 쏴 2위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는 결선서 100.5점을 보태며 합계 684.5점을 기록, 중국 팡웨이(688.2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진종오의 옆 사대에서 경쟁했던 북한의 김정수(4.25국방체육단)는 683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3조에서 3분43초35로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37명 중 세번째 빠른 기록으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무난히 올랐다.

10일 오전 11시21분 시작되는 결승에서 3번 레인을 배정받은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러나 역도장에서는 '기록제조기' 임정화(22.울산시청)가 한국신기록을 세우고도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역도 48㎏급에 출전한 임정화는 인상 86㎏, 용상 110㎏로 합계 196㎏을 들어 대만의 첸웨이링과 동률을 이뤘지만 몸무게가 47.62㎏으로 첸웨링(47.11㎏)보다 510g 더 무거워 동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의 여궁사들은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대회 6연패를 향해 거침없이 순항했다.

박성현(25.전북도청), 윤옥희(23.예천군청), 주현정(26.현대모비스)이 여자단체전에 나선 한국은 랭킹라운드에서 2천4점(2천160점 만점)을 명중시키며 1위를 차지, 16강을 통과해 8강에 안착했다.

양궁은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 이창환(26.두산모비스), 임동현(22.한국체대)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도 2천1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구기종목에서도 순조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생순' 여자 핸드볼은 B조 예선 1차전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를 맞아 막내 김온아가 7골을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29-29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여자농구는 연장 접전 끝에 브라질을 68-62로 누르고 첫 승을 거뒀다.

한편 체코의 미녀총잡이 카트리나 에몬스는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503.5점으로 우승해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 역도 48㎏급의 천셰샤(중국)는 개최국 중국에 첫 금을 안겼다.

(베이징=연합뉴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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