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일 우승한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미소 천사'로 불린다. 경기가 잘 풀리든 안 풀리든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결정적인 퍼트가 빗나가더라도 안타까운 몸짓 한 번만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골프 선수로서의 욕심은 대단하다. 한국을 중심으로 틈틈이 일본 미국을 오가면서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대회에 참여하지만 상위권에서 벗어난 경우가 별로 없다. 게다가 아무리 대담한 선수라도 우승을 눈앞에 두면 흔들리게 마련이지만 신지애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따뜻한 미소 뒤에는 무서운 집념과 집중력이 자리 잡고 있다.

80%가 넘는 그린 적중률

올 상반기 국내 여자골프 주요 기록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신지애는 그린 적중률 1위(80.30%),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3위(255.55야드)에 올랐다.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도 10위(71.42%)다. 이렇다 보니 평균 타수 70.39타,평균 퍼트수 25.39개로 1위를 휩쓸었다. 기술적으로는 정확하면서 멀리 치니까 좋은 성적을 내는 셈이다.

신지애는 2006년 시즌 평균 69.72타를 쳐 국내 여자 프로골프 사상 최초로 60대 타수를 달성한 바 있다. 박세리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잘 친 스코어가 70.79타였고 김미현은 71.75타였다. 60대 타수는 미 투어에서도 로레나 오초아와 아니카 소렌스탐 두 선수만 기록했을 정도다.

지속적인 이미지 트레이닝

신지애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데는 정신력 강화 훈련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운드 전날 눈을 감고 실전하듯이 18홀 라운드를 한다. 단순히 골프장 이미지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홀의 바람,잔디 상황 등을 모두 떠올려 실제 샷을 하는 것과 같은 스피드와 감각으로 '이미지 샷'을 한다.

신지애는 스포츠 심리학 전문가(우선영 박사)로부터 꾸준히 심리훈련 지도를 받아왔다.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 주는 '이완 훈련'과 함께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해소하는 '심리 훈련'을 동시에 익혔다고 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전화로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신지애는 "좋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면 실제 그런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다. 이미지 훈련을 하다 보면 코스에 대한 안목도 넓어진다"고 말했다.

창조적이고 다양한 시도

신지애는 연습할 때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한다. 그립을 달리하거나 볼의 위치를 바꿔 보고 볼 앞으로 더 다가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 본다. 이 같은 시도를 하면 자신의 단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치면 볼의 구질이 변하게 마련이다. 훅이 나기도 하고 슬라이스 구질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면 실제 필드에서 훅이나 슬라이스가 날 때 '아,전에 이렇게 스윙했더니 이런 구질이 나왔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어떤 점이 잘못돼 있는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음의 평온 유지하기

아버지가 목사인 만큼 신지애는 자연스레 신앙을 가지게 됐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기도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극복해 가는 법을 생활화했다. 신지애는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전날 밤에도 흥분돼 잠을 자지 못하고 너무 긴장되자 찬송가를 듣고 성경 구절을 되뇌었다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