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 상반기 고유가와 고환율, 성장 둔화 등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선방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영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의 양 날개에 해당하는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상당히 어려운 경영여건을 비교적 잘 극복하면서 그룹의 순항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매출 21조5천590억원, 영업이익 9천315억원을 달성,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6%가 각각 늘었다.

특히 SK에너지는 상반기 정유업계 사상 최대치인 11조7천억원 가량을 수출해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전년 동기 51%에서 54%로 3%포인트 늘어났다.

또 SK텔레콤의 상반기 실적도 영업이익 1조87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3천242억원에 비해 17.9% 감소했지만, 매출은 5조7천683억원으로 전년 상반기(5조5천543억원)보다 3.9%(2천140억원)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은 경쟁사인 KTF가 10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으로 1조6천430억원을 사용하는 등 영업비용 급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SK에너지가 올 상반기의 고유가, 고환율, 고원자재가 등 '3중고'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이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 등으로 SK에너지가 내수중심의 사업구조를 수출 및 석유개발 사업 중심으로 바꾼 데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SK텔레콤의 경영실적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요금인하 압박, 경쟁과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세 둔화 등 '3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 상반기 매출이 늘었다는 점 자체에 주목하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SK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도 "SK텔레콤의 경우 하반기에 하나로텔레콤과의 결합상품 판매가 본격화하면 상당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