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이 따뜻한 카리스마로 8년간 변화ㆍ혁신을 밀어붙인 결과는 '성공작'이었다. 2003년 846억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335억원으로 불어났다. 고객만족도 지표인 보험 계약의 13개월차 유지율은 2003년 74.8%에서 84.7%,25개월차 유지율은 52.5%에서 72.7%로 높아졌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신 회장은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유명하다. 올해 초 정기 임원인사를 마치고 호루라기를 꺼내 불어댔다. '대표선수를 선발했으니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향해 새출발하자'는 의미였다. 2000년에는 '교보생명 파산'이라는 충격적인 가상뉴스를 제작해 변화를 주저하던 임직원들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변화와 혁신의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서였다. 2001년 회사 비전과 기업 이미지(CI)를 선포하는 자리에 개그맨 이경규씨 가면을 쓰고 나타난 일화도 유명하다. 간판만 바꾼다고 회사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뀌어야 비로소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전달했던 것이다.

신 회장은 "경영자 혼자 떠든다고 변화와 혁신이 되지 않습니다. '좋은 성장'이라는 경영철학을 현장에서 공감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경영자의 경영철학을 전 임직원이 공유하고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때론 '감성 경영'을 실천하기도 한다. 지난해 우수 보험설계사 시상식에서 신 회장은 단상에 오른 설계사 대표의 발을 한 쪽 무릎을 꿇고 정성스럽게 씻겨줬다. 그 설계사는 끝내 감정이 북받쳐 눈시울을 적셨고 시상식에 참석한 설계사와 임직원 1000여명은 한동안 찡한 감동에 휩싸였다.

앞치마를 두른 웨이터에서 둥근 모자를 쓴 파티시에로,통기타를 든 가수로 변신하곤 하는 그는 직접 만든 쿠키도 나눠주고 숨겨 놓았던 노래실력과 기타 연주 솜씨까지 선보이는 '파격'도 직원들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는다. 임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즐겁게 해주기 위해 CEO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CEO의 'E'는 엔터테이닝의 약자라고 말할 정도다.

[약력]

△1953년 서울생 △경기고,서울대 의대(의학박사) △1987~1996년 서울대 의대 교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 △2000년 5월~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