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도입된 신혼부부 주택이 첫 분양부터 고배를 마셨다.

24일 금융결제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보체리 '경동 메르빌' 아파트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혼부부 주택의 청약결과 81㎡형 80가구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아 '청약률 제로(0)'를 기록했다. 공급업체인 경동건설은 이들 물량을 일반분양분으로 전환해 청약신청을 받았지만 24일 2순위 청약까지 1명만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첫 적용된 물량이기도 하다.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된 신혼부부용 주택 첫 공급물량이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은 집값 하락세 속에 경기마저 하강국면에 접어든 데다 아파트 입지여건까지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양가 역시 3.3㎡당 485만~542만원으로 책정돼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었지만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메리트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자금여력이 별로 없는 신혼부부들로서는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마당에 입지여건까지 좋지 않은 아파트에 굳이 청약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인천 계양구 박촌동에서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할 '휴먼시아'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분 69가구에 대한 청약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성시 미양면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훨씬 좋은 만큼 신혼부부들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신혼부부 주택은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만 800가구가량이 분양될 예정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청약통장(청약저축,예.부금) 가입자로 △결혼(재혼 포함) 5년 이내 자녀를 낳은(입양 포함) 무주택 세대주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소득의 70% 이하(올해는 3085만원)라야 한다. 맞벌이는 전년도 도시근로자 소득의 100% 이하로 올해는 4410만원이 커트라인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12개월이 넘어야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 가입자에게도 청약기회가 주어진다. 결혼 3년 안에 아이를 낳으면 1순위,결혼 5년 이내에 아이를 낳으면 2순위가 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