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를 이틀 연속 울리고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은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방문 경기에서 선발 투수 전병호의 빛나는 호투와 `해결사' 박한이의 활발한 타격에 힘입어 KIA에 13-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이날 우천으로 게임이 없던 롯데 자이언츠를 게임차 없이 5위로 밀어내고 4위에 올랐다.

승률에서 삼성은 0.490, 롯데는 0.489로 승률 0.001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삼성의 4위 복귀는 지난달 10일 이후 44일 만이다.

롯데가 올 시즌 들어 5위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 시즌 처음.
삼성 선발 전병호는 9회 투아웃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1997년 8월 1일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근 11년 만에 완봉승을 눈앞에 뒀지만 막판 2점을 내줘 아쉬움을 곱씹었다.

한 때 4강 진입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자아냈던 삼성은 16일 외국인 투수 2명을 한꺼번에 방출하는 충격요법을 쓴 직후부터 팀 분위기가 바뀌면서 이날까지 7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4강 고지를 향한 혈투에서 먼저 웃었다.

반면 KIA는 믿었던 외국인 투수 토마스 데이비스가 초반 4실점하고 중심타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4강 진입의 중요한 일전이었던 삼성과 3연전에서 1승2패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6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전구장에서는 홈팀 한화 이글스가 선발 유원상의 조기 강판에도 불구하고 뒤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안영명의 호투와 노장 김민재의 활발한 타격에 힘입어 두산을 6-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두산과의 승차를 2게임으로 좁혔다.

두산은 4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한때 3.5게임차까지 좁혀졌던 SK와 승차가 7게임으로 벌어졌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LG-우리(잠실), SK-롯데(문학)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대전전적(한화 6-3 두산)

한화의 출발은 불안했다.

선발투수 유원상이 1회에만 안타 2개에다 볼넷을 무려 4개나 내주는 극심한 컨트롤 난조를 보이면서 3점을 헌납하며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2회 초부터 유원상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은 예상 밖의 호투로 팀을 구해냈다.

안영명은 4⅓이닝 동안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볼넷을 4개 내줬지만 삼진을 6개나 잡아냈고 점수는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치며 6승(2세이브)째를 올렸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한화 타선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2회 김태균의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한화 타선은 이후 볼넷과 안타 2개,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2점을 따라붙었다.

한화는 3회에도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김태완의 주자 일소 2루타로 추가로 2점을 빼내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맏형격인 김민재는 2회 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6회와 8회에도 각각 2루타와 안타로 타점을 올리는 등 이날 4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로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한화는 안영명에 이어 구대성-윤규진 계투조를 투입한 데 이어 9회초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마스는 24세이브(3승4패)째를 올려 삼성 오승환과 구원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선발 이혜천이 2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한데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레이어(5패)도 안타 6개로 2실점 하는 등 한화에 비해 투수진이 열세를 보이면서 4연패를 당했다.

●광주전적(삼성 13-2 KIA)

실책 하나가 전체 흐름을 바꿔놓았다.

3회초 삼성 신명철이 친 땅볼 타구를 KIA 유격수 김선빈이 재빠르게 잡아 1루로 던졌지만 공은 1루수 최희섭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날아갔고 이 때부터 KIA의 불운이 시작됐다.

실책에 마음이 흔들린 듯한 데이비스는 이후 우동균과 양준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이어 `새로운 해결사' 박한이에게 중견수 앞 안타로 2점을 내줬다.

4회 삼성 채태인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은 데이비스는 5회에는 1사 1, 3루 위기에서 다시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로 추가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전날 KIA 이범석을 상대로 타선의 집중력을 보였던 삼성은 이날도 타선이 16안타를 폭발시키면서 점수를 대량으로 뽑아냈다.

박한이가 KIA의 데이비스를 상대로 혼자 3타점을 기록하며 분전했고 노장 양준혁 역시 4타수 3안타 1득점의 불꽃 화력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은 특히 8회에만 타자 일순하면서 무려 8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타선 집중력을 과시했다.

선두 타자 진갑용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이후 안타 3개와 볼넷 3개, 진갑용의 3점 홈런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면서 KIA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삼성 전병호는 130㎞대의 직구와 90㎞대의 커브 등을 적절히 섞어가며 KIA 타자들을 완벽하게 요리해 11년 만의 완봉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 3루수 김재걸의 1루 송구 실책으로 타자를 내보낸 이후 2사 2, 3루에서 나지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아쉽게 완봉승을 날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