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베트남 간 소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남사군도 인근의 해저유전을 베트남과 미국 엑슨모빌이 공동 개발키로 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23일 베트남의 국영가스회사인 페트로베트남과 엑슨모빌이 해저유전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데 대해 '주권 침해'라며 공식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류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며 그 내용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외교부의 이 같은 방침을 페트로베트남과 엑슨모빌에 분명히 전했으며,중국의 주권과 관할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 주재하는 중국 외교관들이 최근 엑슨모빌 경영진에게 유전 개발 문제에 대해 항의하고 "만일 개발을 강행한다면 엑슨모빌의 중국 내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유럽 석유 메이저인 BP가 베트남과 개발협정을 맺고 이 해역에서 지진파 검사를 실시했을 때에도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따라 BP는 작업을 중단했으나 최근 이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이들 해역이 자국의 대륙붕이 확장된 곳이며,국제해양법이 정한 배타적 경제수역에 속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정부 문서와 지도에서 남중국해를 '동해'로 표기한다.

남중국해에는 남사 서사 중사 동사 등 4개 군도가 있다. 이 가운데 73㎢ 크기의 남사군도는 중국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지역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